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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등교 결정 ‘전제’가 달라졌다…대입 일정 빠듯한 고3 대혼란

by 낭리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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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교수업 일주일 재연기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등교 연기 왜 나왔나 / 지난주 등교일정 발표 때와 상황 달라져 / 조희연 다시 크게 확산 가능성우려 / 인천교육청도 등교 후속조치 발표 연기 / 방역당국·전문가, 등교일정 논의 당시 / “연휴 2주뒤부터 고3 등 일부만의견 / 당장 14일 예정 학평부터 시행 차질 / 등교 강행 추진 교육부 책임론 불가피

정부가 11등교 연기를 결정 한 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전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애초 등교수업은 그간 정부가 핵심 방역지침으로 내세웠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 형태로 전환하는 데 연계해 준비된 것이었다.

3 등교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일정이 조정되면서 전체 학년 등교를 강행하기로 했던 교육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생활방역 전환을 앞두고 등교수업 일정을 논의할 당시 방역당국·전문가들은 5황금연휴’ 2주 뒤 등교 시작을 검토하되 입시 사정으로 등교가 꼭 필요한 고3 등 일부 학년에 한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등교수업 결정 전제가 달라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등교 일주일 연기를 제안하는 입장문에서 지난 4일 교육부가 발표한 순차 등교 일정은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로부터 코로나19 위험도가 완화하고 생활방역 전환을 전제로 짠 것이라며 당초 오늘(11) 발표할 예정이던 서울시교육청 후속대책 발표도 그걸 전제로 수립됐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크게 확산될 가능성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애초 교육당국이 등교계획을 짜면서 전제했던 코로나19 상황이 바뀌었으니 등교일정 또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날 오후 2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주재로 등교 후속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던 인천시교육청도 일정을 잠정 연기하면서 그 이유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등 앞서 등교개학이 결정됐던 때와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아직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완료하지 못했지만 이미 예정된 등교일정을 조정할 만한 상황 변화에 대해선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등교 일정과 관련해 아직 (이태원 클럽발 감염) 노출자 명단이 다 파악되지 않았지만 계속 접촉자에 대한 조사와 2, 3차 전파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으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위험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교 판단 성급했나

교육부가 코앞으로 다가온 고3 등교를 긴급히 연기할 경우 애초 등교 일정이 코로나19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등교 연기 시 당장 온라인 개학으로 중간고사를 제때 치르지 못하면서 대학입시 일정이 빠듯한 고3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123일로 미뤄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11일 기준으로 20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고3은 등교 수업 시작 이후 오는 8월까지 중간·기말고사와 함께 모의고사까지 총 다섯 차례 시험을 치러야 한다. 13일로 예정됐던 고3 등교가 미뤄지면 이 시험을 치러야 할 기간이 더 짧아져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14일 치를 예정이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시행 또한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평의 경우 등교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국 재택시험 형태로 치러진 바 있다.

실제 교육부가 등교일정을 결정하기 전 의견을 구한 방역 전문가들은 정말 시급한 고3 등 일부 학년만 제한적으로 등교하고 나머지 학년은 올해 1학기를 전부 원격수업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등교일정을 발표하고 나서 그 내용을 확인한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출된 의견과 매우 상이한 형태로 일정이 결정됐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당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말 급한 고3, 3, 1·2학년 정도는 (등교를) 시작하지만 나머지 학년은 온라인으로 이번 학기를 마치거나 그게 어려우면 온·오프라인 병행하면 어떠냐고 의견을 드렸는데 (교육부 등교 발표 내용이) 전문가 의견과 다르게, 아주 강하게 내려와서 정부 내에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게 아닌가 생각이 많이 든다질병관리본부가 이걸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안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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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겠지만 이겨내요. 고3 수험생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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